한·중·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성적이 52.7점(100점 만점)으로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54.1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37.2점)은 3위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총점에선 일본에 뒤졌지만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CSR 랭킹을 발표한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IGI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지역사회 발전, 공정거래, 이사회 구조 개선에 공을 들인 결과"라며 "다만 지배구조 항목 중에서도 'CSR 의사결정'(이해관계자 평등, 이사회의 CSR 참여 등) 점수는 일본과 중국에 모두 뒤처져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아시아 CSR 랭킹 콘퍼런스는 경제·사회·환경조건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에게 요구되는 사회책임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기획됐다.
평가는 CSR 국제표준인 ISO26000을 바탕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등 영역별 12개 항목, 139지표를 활용해 이뤄졌다. 한국, 중국, 일본 및 아세안 5개국의 대학 교수진으로 구성된 '아시아 CSR 랭킹위원회'가 지난 1년간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등에서 데이터를 산출했다.
한국은 '2등'에 머물렀다. CSR 평가 지표인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총점을 비교해보니 일본이 54.1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52.7점)과 중국(37.2점)은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특히 환경(E) 부문에서 벌어졌다. 재난, 기후변화 영향을 받은 일본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환경 경영 및 오염 예방에 힘써온 덕분. 총점에선 뒤졌지만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선 한국이 1위에 올라 희망적인 모습도 엿보였다.
한국에선 하드웨어 기업들이 CSR을 가장 잘하는 산업군으로 꼽혔다.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LG디스플레이·삼성전기가 속한 하드웨어 산업군의 ESG 총점은 69.2점으로 가장 높았고, 기아차·현대차·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이 속한 자동차 산업이 61.6점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기업은행·우리은행)과 소비재(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KT&G·CJ제일제당·오리온) 산업은 각각 33.1점과 31.9점으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이재혁 교수는 "소비자에게 직접 모니터링 및 피드백을 받는 B2C 기업(은행·소비재)들보다 B2B 기업(자동차·하드웨어)들의 CSR 점수가 높은 건 재미있는 결과"라며 "대표적인 환경오염 산업군인 자동차 기업들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분에 ESG 총점이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